[2/21(토) 이그녹스 밀롱가 후기] 렌즈 너머에 피어난 온기, 봄을 마중하던 밤

이그녹스 밀롱가

어느덧 겨울의 뒷모습이 보이기 시작한 2월의 셋째 주 토요일이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아이, 춥다” 하며 서둘러 문을 열고 들어섰을 텐데, 이제는 제법 보드라워진 바람 덕분인지 문을 열고 들어서는 여러분의 얼굴에 조금은 더 따뜻한 미소가 번져 있었습니다.

시작은 조용했습니다. 마치 긴 겨울잠을 깨우는 아침처럼 이그녹스의 플로어는 미지근하게 온기를 품기 시작했지요. 하지만 밤이 깊어질수록, 이곳에 모인 사람들의 마음이 서로의 체온과 섞이며 밀롱가는 더없이 뜨겁고 밀도 높은 온기로 가득 찼습니다..


l 15년 만의 렌즈, 그리고 당신들의 움직임


이번 밀롱가는 제게 조금 특별했습니다. 구입한 지 15년이 넘어 빛바랜 디지털 카메라를 꺼내 들었기 때문입니다. 서툰 솜씨로 셔터를 누를 때마다, 그 소리에 잠시 긴장하시던 분들의 표정이 선명합니다.

하지만 그 긴장감도 잠시, 이내 여러분은 탱고의 선율 속으로 완전히 침잠하셨습니다. 렌즈 너머로 보이는 여러분의 모습은 무척이나 아름다웠습니다. 음악에 몸을 맡기고, 상대의 호흡에 귀를 기울이며 온전히 ‘지금 이 순간’을 즐기시는 모습들. 카메라는 그 귀한 찰나를 붙잡으려 애썼지만, 사실 그보다 더 찬란한 것은 여러분이 만들어낸 춤의 궤적이었습니다.


브랜든이 빚어낸 선율, 그리고 다정한 발걸음

우리가 나눈 마음의 거리: 썬님과 샤넬님의 선물 같은 방문

아직은 모든 것이 낯설고 조심스러울 텐데도, 용기를 내어 플로어에 올라 정성껏 ‘탱고 걸음’을 떼시던 그 뒷모습. 한 딴다, 한 딴다를 진지하게 채워나가는 두 분의 모습은 그 어떤 화려한 피구라보다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그 정직한 걸음걸이야말로 이그녹스가 지향하는 ‘진심 어린 교감’의 증거였기에, 렌즈를 통해 바라보는 내내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마치며: 봄을 기다리는 우리들

탱고는 결국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잇는 일임을 다시 한번 깨닫습니다. 15년 된 카메라가 차마 다 담지 못한 우리들의 표정은, 아마도 머지않아 다가올 봄의 풍경을 닮아 있을 것입니다.

추운 날씨 속에서도 이그녹스를 찾아 따뜻한 온기를 나누어 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21일의 밤은 끝났지만, 우리가 함께 나눈 선율과 포옹은 마음속에 남아 또 다른 봄을 예비하고 있습니다.

다음에도 그 다정한 발걸음으로, 다시 만나요.